나 홀로 전자 소송 길고 긴 싸움(1), 분양형 호텔 시행사를 상대로 한 민사 소송의 시작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5년 전 2017년 늦가을입니다. 약 30년간 운영하던 사업을 둘째 아들에게 물려주고 노후 생활 준비에 대해 여러 가지 궁리를 하던 시기였습니다. 11월 어느 날인가 정기 건강검진을 받고 서울 서초동을 지나던 중 유명 배우를 앞세워 빌딩 전면을 크게 메운 그럴듯한 광고가 눈에 들어 잔상으로 남았습니다.

<평창 R호텔&스위트 계약자 혜택>-중금 무이자-학 고정 수익 2년 8%, or 10년 7%-10년 동안 계약-그 외 계약자 혜택 무료 숙박 나이 15박 추가 숙박할 경우 50%할인 등 며칠 후 분양 사무소를 방문하고 상담했습니다. 분양 중인 호텔은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건설 중인 약 700실 규모의 규모가 큰 특급 호텔이었습니다. 모델 하우스의 지역 분양 사무실은 호화로운 홍보물로 채우고 있어 정장을 입은 분양 직원들이 친절히 안내했습니다. 낯익은 아파트 분양 사무소보다 고급이었습니다. 사무실은 상담이 붐비고 있었습니다. 뭔가 그럴듯하게 보이는 분위기였습니다. 사실 이런 타입의 홍보나 분위기에 별로 받지 않는 나였지만 이날은 왠지 달랐습니다. 홍보 내용은 모두가 저희 부부의 노후 생활에 필요하고 한결같이 마음을 잡은 것이었습니다. 일단 마음이 긍정 모드에 들어가면 분양 담당자가 설명하는 내용은 모두 진실 같았습니다. 이러한 미사 여구는 분양 업체의 분양 전략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눈에 들어 보면 부정적인 것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그저 비즈니스에만 전념했을 뿐 호텔 분양은 물론 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 등에 대해서 전혀 관심도 경험이 없던 저에게는 분양형 호텔의 문제점을 알 도리가 없었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근무한 뒤 개인 사업체까지 운영하고 본 내 지식과 경험은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가려면 많은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은 거금을 날린 뒤였습니다. 분양형 호텔로 추진 중인 R호텔은 2018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건설되고 있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분양 담당자는-호텔의 위치가 대관령에 있는 평창 올림픽 주경기장 근처에서 입지가 좋은

– 호텔운영은 세계적인 체인망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호텔운영에 무리가 없으며

– 분양받은 객실은 개별 등기가 되어 재산권이 확보되며 -약정된 임대료는 별도 지급보증서를 발급하여

– 게다가 수익률은 10년 7%로 보장되는데 분양대금의 절반 이상을 저리 대출받으면 수익률이 10%가 넘는 좋은 조건이라는 설명과 함께 좋은 층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서둘러 계약을 진행하라고 했습니다.

– 참고로 계약자에게는 2천만원 상당의 미용 줄기세포 치료 서비스를 해주는 등 다양한 혜택도 제시되었더군요. 왜 이 소리는 귀에 쏙 들어왔을까?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것은 여성(아내)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미끼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결국 나는 아내를 설득하여 2017년 12월 1일 분양사무실을 방문하여 계약신청서를 작성하고, 12월 12일 다시 방문하여 분양공급계약과 함께 임대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른바 ‘고수익 분양형 호텔’에 현혹돼 일을 저지르고 만 것입니다. 알고 보니 분양형 호텔의 문제점은 이미 언론에서도 보도되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었지만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R호텔은 분양 계약서상 당초 입주 예정일이 2018년 3월 30일이었는데 8개월 정도 지연되면서 2018년 11월에야 입실일이 확정합니다. 입실일이 확정되면서 2018년 12월 7일 잔금을 지불하고 2018년 12월 19일에 등기를 완료하고 소유권 이전을 끝냈습니다. 당초 예정보다 8개월 정도 늦어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키 시즌을 앞두고 2019년 1월부터 호텔은 영업을 개시하였으며 2019년 2월부터 위탁 임대료는 정상적으로 입금되기 시작했죠. “잘 됐구나”라고 아내에게 자랑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2019년 8월까지 있었습니다. 2019년 9월 분부터는 예정된 임대료가 입금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공사 측은 호텔의 초기 운영의 어려움과 분양 저조에 따른 자금 압박으로 임대료를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달라고 하셨어요. 이에 따른 분양자들은 관리 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태 파악에 나서는 시행사와 대화를 돌아봤지만, 2020년 2월부터 일어난 코로나 팬데믹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었습니다. 시공사가 약정된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는 명분을 더욱 강화시킨 것입니다. 임대료 미지급 사태의 직접적 원인을 파악하고 보니 호텔의 총 객실수 670실 중 실제 분양된 것은 약 340개 정도였어요. 전체의 절반만 분양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였어요. 대량 미분양으로 당연히 시공 회사는 건설 대금을 내지 않고 있어 금융 기관들은 원리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거죠. 이어 코로나로 투숙객이 급감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시공사는 분양자에게 임차료를 내지 못하는 극한 상황에 몰리게 된 것입니다. 시공사 측으로서는 설상가상이 되었습니다만, 그 손실은 그대로 분양자에게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분양자는 시행사에서 임대료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은행 이자를 내야 하며, 각종 세금을 납부하는 최악의 상태에 몰리게 된 것입니다. 저도 기대하던 임대료가 안 들어와생활에 지장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은 갖고 있던 골프장 회원권을 팔고 취미 생활을 축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임대료 미납 상황이 장기화하면 분양자는 시공사에 호텔 운영권을 이양하도록 요구했지만 시행사는 이를 거절합니다. 결국 분양자는 대책 위(법인)를 구성하고 시행사를 대상으로 민사·형사상 고소 고발을 추진하는데 별다른 진전은 못 보겠어요. 속어로 시행사는 “화를 내”라는 식으로 버티기 시작했습니다 시공사는 계좌 압류에 대비하고 호텔 운영 법인을 따로 설립하고 호텔 운영 수입이 시행사의 계좌에 들어가는 것을 미리 차단하고 있더군요. 결국 협상으로 해결하지 못한 대책위는 2021년 법원에 채권자 파산 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어 버립니다. 아마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과 파산을 원치 않는 제3채권자(건설 회사와 금융 기관)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시공 회사를 파산시키고 호텔 운영 회사를 바꾸려는 구분 소유자의 시도는 실패로 끝납니다. 이에 따른 뚜렷한 대책이 없었다는 대책위는 구분 소유자를 모아 공동으로 법원에 지급 명령을 신청하는 특별한 의의 절차 없이 확정 판결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판결은 단지 판결에 불과하고 시공사는 압류에 대비하고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압류를 통한 실제적인 채권 확보는 하지 못한 실정이므로 선고문은 별로 효력을 발휘할 수 없는 종잇장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구분 소유자 대책위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지급 명령 신청에 동조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대부분의 구분 소유자의 계약은 2년 8%확정 수익 보장인데 저는 10년 7%확정 수익 보장 조건이었기 때문에 민사 소송을 하게 되면 보다 장기적 전략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2년 8%확정 수익 보장 조건으로 계약한 받침 분양자는 계약 기간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확정 수익 보장 기간은 2021년 말에 만료된 상태에서 이후의 임대료에 대해서는 시행사와 합의하지 못한 채 실종 상태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지급 명령을 신청하고 확정 판결을 받은 압류 수속에 들어간다고 해도 실효가 있을지 의문에 생각해서, 좀 더 지켜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호전될 기미가 없고 시간이 갈수록 시공사의 미수 수익금은 증가(2022년 4월까지 총 연체금:약 4천만원)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냥 멍하니 시대의 인연이 오기를 기다리느니는 지급 명령에 의한 확정 판결을 받아 두는 것이 앞으로 혹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친구의 아들 변호사와 상의했더니 기꺼이 돕겠다며 2020년 10월 14일 서울 중앙 지법에 지급 명령을 진행하게 됩니다.

다음 번에는 지불 명령 신청부터 판결까지의 사건 진행 내용에 대해 투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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